생물공정은 매운 양파처럼 여러 겹으로 구성된 생물/화학 시스템을 조리하여 달콤하게 만드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바이오시스템을 이용하여 에너지나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은 세포공장-화학반응-화학공장의 여러 단계가 자체적으로 고유한 특성을 가지는 동시에 상호간에 밀접한 영향을 나타낸다.
세포는 마이크로 규모의 작지만 효율적으로 운전되는 공장이다. 이러한 작은 공장들은 수십 mL에서 수 L의 공간에서 물질과 에너지를 교환하며 우리가 원하는 물질을 생산한다. 최종적으로 이러한 화학반응의 집합체는 상업적 생산을 위하여 수 ton에서 수백 ton의 조절된 환경에서 운전된다.
서강대학교 생물공정연구실에서는 이러한 멀티스케일 시스템을 설계하고 운전하며 해석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생물학적 C1 가스 전환을 통한 유용산물 생산 공정 개발을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주요 연구내용 소개
1. C1 가스 전환 생물시스템
최근 전지구적인 기후변화대응 노력과 석유자원 이후의 차세대 에너지/화학자원 발굴 시도의 일환으로 메탄이나 일산화탄소를 미생물의 탄소원으로 활용하여 바이오제품을 만드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대사공학과 합성생물학의 적용으로 이전까지는 공학적인 접근이 어려웠던 메탄자화균에 대한 엔지니어링이 이루어지면서 유용산물의 선택적인 생산이 가능하게 되었다.
전통적으로 생물공정에서는 설탕이나 포도당 등의 당류를 원료로 이용하였다. 당류 기질은 물질전달에 대한 문제가 없어 완전혼합이라는 가정을 사용할 수 있지만 가스 기질은 수용액상에서의 낮은 용해도와 물질전달 특성으로 인하여 우수한 미생물 촉매가 확보되었더라도 실제 공정에서 원하는 성능을 나타내기가 매우 어렵다. 본 연구실에서는 생물학적 C1 가스 전환기술이 내재하고 있는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독창적이고 효율적인 가스전환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그림 1).
고효율 가스전달시스템은 최종 생산단계에서뿐만 아니라, 미생물 촉매를 스크리닝하고 전환조건을 도출하는데 있어서도 필수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실에서는 5 mL 이하의 마이크로 시스템에서 5 L 규모의 랩용 발효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정개발 단계에서 활용 가능한 가스 전달 시스템에 대하여 연구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미세기포를 경제적으로 생산하여 물질전달 면적을 증가시키는 연구와 기-액 계면의 물성을 조절하여 물질전달 속도를 개선하는 연구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서강대학교 정봉근 교수 연구팀과 미세기포 제조 연구를 함께 수행중이며, 이화여자대학교 박시재 교수 연구팀과는 균주시스템과 결합된 반응기 개발 연구를 긴밀한 협조하에 진행중이다. 본 연구를 통하여 효율적인 시스템이 개발될 경우 사업단 내 다양한 미생물 연구팀에 공급하여 균주와 반응시스템의 동시 개발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2. 생물공정 해석 및 스케일다운 연구
미생물을 이용하는 생물공정은 전통적으로 고농도 배양을 최대 가치로 하여 진행되었다. 생산성과 최종 산물농도는 결국 미생물 촉매의 농도에 좌우되며, 따라서 세포 생산성을 증대하면 자연적으로 높은 TRY(Titer-Rate-Yield)가 얻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세포 내부를 빠른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볼 수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점이 작용하였다. 그러나, 오믹스 연구 결과 높은 세포농도가 꼭 높은 생산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실제 세포공장 내부의 현상을 관측/조절하여 전체 생물공장을 최적화하려는 요구가 커져가고 있다.
본 연구실에서는 포항공대 이정욱 교수팀과 함께 세포 내부의 레독스 상태와 에너지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이 결과로부터 생물공정을 제어하는 연구를 최근 시작하였다. 이와 함께 다양한 배양데이터로부터 공정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소프트웨어 센서를 제작하고 있다.
생물공정의 최종 목적은 결국 상업화 규모에서 원하는 목적산물을 효율적이면서도 안정적으로 생산하는데 있다. 이러한 과정은 스케일업 연구를 통해 구현되지만, 다양한 균주와 목적 산물에 따라 매번 새로운 반응기 형태나 조업 조건이 요구되므로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본 연구실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앞서 언급한 마이크로 규모 가스전달시스템의 개념을 확장하여 소규모 시스템에서 대규모 반응기를 모사할 수 있는 스케일다운 연구를 수행 중이다 (그림 2). 기포탑, 유동층, 루프 반응기, 교반조 반응기 등 다양한 생물반응기에서의 현상을 소규모에서 구현하여 균주 개발에서 공정 검증에 이르는 개발 기간을 최소화하고, 실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최적 조건을 도출하는데 기여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연구실 현황
생물공정연구실에서는 현재 나정걸 교수를 비롯하여 대학원생 5명, 연구원 1명이 자그마하지만 똑똑한 미생물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으며, C1가스 리파이너리 사업단의 지원으로 생물학적 C1 전환공정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흥미에서 시작하여 재미있게 일하고 결국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